제12회서울국제조각페스타2023 조각, 공간을 넘다

국내 최대의 조각 전시회이자 아트페어인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3》이 3월 2일 오후 5시 서울 COEX 1층 B홀에서 개막한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2011년부터 매해 열리는 행사로, 전시 주제를 정하여 작가를 공모하고 심사를 거쳐 전시기회를 부여하는 선발의 과정을 거치는 조각 장르에 특화된 전시를 기획해 왔다.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3》의 이번 전시 주제《조각, 공간을 넘다》는 유, 무형의 환경 변화를 기반으로 3차원이라는 조각의 기존 공간을 넘는다는 의미이다. 급속히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변화를 실감하며 조각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각종 아트페어나 갤러리에서 거래되는 작품중 조각은 현저히 그 수가 적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으로의 변화, 외부인의 드나듦이 적어진 생활양식의 변화는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에 비해 조각이라는 장르가 차지하는 영역은 예전과 같지 않게 하는 요인이다. 더불어 공공미술 영역의 확대와 함께 순수조형으로서 조각의 기능에 대한 공감대가 적어진 데도 이유가 있다.

사단법인 한국조각가협회(이사장 김정희)가 주최하고 국제조각페스타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조각예술의 개념을 재정비하고, 예술로서 조각적 담론 형성을 위한 장을 마련하고자, 대규모 조각전의 축제를 시도를 하고자 한다. 신진작가를 후원하고 중견작가들의 견인 속에 중진 작가들이 기량을 발휘하며, 미술사적 전시가 함께 어우러지는 국내 최대의 조각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150여 개의 부스에 250여 명의 국내외의 조각가가 대거 참여하는 참여작가들의 작품세계는 4개의 주제로 구분된다. 〈오래된 미래〉(조각에서 전통과 새로움에 대한 탐구), 〈미래의 물결〉 (예술+과학, 기술과 문명의 반영으로서 조각), 〈이미지의 정원〉(시각적 순수예술로서의 조각), 〈변화의 기록〉(환경, 정치, 경제 등 사회에 대한 조각의 관심)을 통해 조각의 가치에 대해 재확인하여 보고자 한다. 조은정 전시감독의 특별기획전으로는 조각의 위상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삶을 어떻게 반영하여 왔는가, 시각적 즐거움으로서 조각의 기능에 대해 낭만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한국근현대조각, 시공초월時空超越》 전이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 본 전시와 기획전 이외에도 지방자치단체들의 문화후원을 볼 수 있는 전시들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특별시 청년작가특별전, 중국현대조각특별전, 후원기업의 특별전, 지방자치단체관, 문화재단관 등이 설치 운영되며, 김포국제조각공원에서는 야외조각특별전이 동시에 개최된다.

이번 《제12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3》은 명실공히 페스티벌로서 전시뿐만이 아니라 세미나, 작가와의 대담 그리고 청년작가들의 비전을 확인하고 예술을 후원하는 각종 조직의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조각 분야와 관련된 미술계 전반의 도약과 미래를 향한 비전을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조각, 공간을 넘다》
1부 : 「오래된 미래」 전통을 키워드로 하거나 재료의 사용이나 표현기법에서 전통을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일련의 작품군.
2부 : 「미래의 물결」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시도하거나 물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의 태도를 지닌 ‘예술+과학’의 영역에 있는 작품군
3부 : 「이미지의 정원」 놀이와 제사라는 예술의 시원 지점에서 순수한 시지각적 작용에 따른 쾌감과 미학적 목표를 가진 작품군
4부 : 「변화의 기록」 실제 공간에 거주하는 조각이 삶을 성찰하고 사회를 반영하며 인류의 궤적을 기록해온 기능에 중점을 둔 작품군

Sculpture, Beyond the Space!
제12회 서울조각페스타 2023’은 변화하는 예술의 환경 안에서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초현대사회에서 조각이 이룰 수 있는 예술의 본분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전망 그리고 삶에 대한 성찰과 순간순간 지나는 미래를 손 안에서 사유하고자 하는 작가들을 주목한다.

‘조각, 공간을 넘다’라는 주제는 2차원의 평평한 공간 너머의 지점에 이르는 다른 예술로서의 조각을 지시한다. 공간에 존재하면서 장식이나 상징을 넘어 그 의미를 확장해가는 조각의 특성을 지시하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우리 삶의 실체로서 조각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고자 선택된 개념으로서 그 실체성으로 인하여 역사를 기록하거나, 우리 삶의 조건인 환경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거나, 공동의 경험인 역사를 말하기도 하며, 기술적으로 그저 3차원인 공간 그 자체를 넘는다는 말 또한 포괄한다.

가장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직업군인 조각가가 생산한 예술작품을 통해 우리 삶을 조망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근대성과 현대성, 초현대성이 공존하는 사회적 공간에서 조각이라는 실존적이고 관념적인 공간의 예술이 이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공간에 존재하는 예술인 조각은 그 실존성으로 인하여 인간 삶에 영향을 미친다. 도시에서, 기념공간에서 조각은 사람을 자연으로 인도하고 사람끼리의 결속을 가시화함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게 한다. 삶을 조건지우는 것들은 인간 공동의 경험에 근거하여 선택된 것들이다. 과학의 발달과 그 내부에 있는 거부의 기류들은 항상 공존해왔고, 문화의 지향성과 반문화의 야만적 생명력 또한 인류 내부에 공존하여 왔다. 양과 음, 긍정과 부정, 견고함과 말랑함, 삶과 죽음, 수다와 묵언과 같은 상대적이지만 변증법적으로 통합되는 개념들은 예술의 이름으로 펼쳐져 왔다. AI 시대에도 조각은 가장 오래도록 인간을 조건지우는 것, 즉 창작성을 장착하고 예술을 생산하는 존재임을 입증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남아 있다니 가슴 벅차지 않은가.
코리아투데이 고영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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